32번 째 크리스마스
2016. 12. 23. 21:16ㆍ일상단상헛소리/잡소리
내일 모레면 벌써 나에게 32번 째 크리스마스다.
아직 어리지만 젊지만(;;)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손에 크리스마스 케익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아저씨들을 마주치니 참 여러가지 감정이 오갔다.
생각을 해 보면, 나이를 먹을 수록 크리스마스에 대한 느낌이 달라져 온 것 같다.
어릴 때는 마냥 좋았다.
선물을 받는 것도 좋고, 맛있는 케익을 먹는 것도 좋고, 그리고 집 안에 작은 트리를 꾸미는 것도 좋았다.
고등학생 정도 되었을 때는 이 모든게 유치했다.
애도 아니고, 크리스마스가 별거라고 저렇게 호들갑이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20대 때는, 여자친구만 보였다.
케익을 사들고 만나고, 어떤 선물을 해줄까 고민도 하고. 크리스마스는 여자친구와 보내는 시간이었다.
직장생활을 몇년 한 지금은 또 다르다.
매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대접도 받지 못하는 생활을 일년 내내 하다가 그래도 이날 만큼은 한 손에 크리스마스 케익을 들고 일찍 귀가하는 우리 직장인들, 우리 선배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
함께 케익을 먹고 촛불 앞에 모여 앉아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가족들과 나누는 이 두어시간은, 분명 축 쳐진 어깨의 우리 선배들을 다시 뛰게하는 원동력이겠지.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워도 퇴근 후 케익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다른 아버지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서른 두번 째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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