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헬민국!

최근 퇴사 러시와 회사의 정책을 바라보며

스멜미 2022. 4. 8. 08:52

출처: '이럴땐 이런짤' ㅣ 이말년 작가

 

회사에서 내가 가장 아끼고 친한 후배가 퇴사를 한다고 한다.

더 좋은 곳으로 좋은 조건으로 가니 만류할 이유도 없고, 나 역시 (막판에 틀어지긴 했지만) 꾸준히 이직을 준비했었기에 더욱 응원하는 입장이다.

 

그 후배 뿐만 아니라 지금 회사에서 퇴사 의사를 밝혔거나, 이직 준비가 한창인 친구들이 많다.

단순히 세대 차이는 아닌 것 같다. 후배들 뿐만 아니라 내 동기들, 선배들까지도 이직 준비를 하고, 그렇게 떠나고 있다.

 

반면에 회사에서는 위기 타령을 하며 신규/경력 채용을 막아버렸다. 당연히 회사는 인력의 순유출만 있다.

거의 모든 팀이 사람 부족하다고 난리다. 부서이동을 하고싶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오라고 난리, 현재 부서에서는 못보내겠다고 난리.

당연히 일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추가 보상은 전혀 없이) 남은 인원들을 갈아넣다보니 자연스럽게 불만은 가중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지는 너무 오래됐다.

하지만 이직에 대한 인식이 곱지 못했던 시각이 꽤나 오랜 기간 남아있었던 탓에 꽤 많은 사람들이 현 직장에 남아있는 길을 택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부서장, 임원급으로 갈수록 아직 예전의 사고방식이 박혀있는 사람들이라 이직하는 사람을 더더욱 이해 못했을 수도있고.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

능력있는 인재라면 어떻게든 데려오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내거는 회사들이 많아진 것 같다.

신규 채용도 더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초봉부터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회사도 많아진 것 같고.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할 것은

그럼 왜 사람들은 지금 회사를 떠나고 싶어할까?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외부에 광고하고 노력하는 반면, 내부의 유능한 인재를 계속 붙잡기 위한 노력은 왜 하지 않는걸까?

 

내부의 유능한 인재는 외부에서 봐도 유능하다.

외부의 회사들은 타사의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다.

반면 이미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잡은 물고기라 그런지) 내부의 인재를 위한 인센티브에 인색하다.

외부 영입을 하기 위한 비용을 내부 인재를 위해 조금만 할당해도 내부 인원의 유출은 줄어들텐데 말이지.

 

최근 주변의 퇴사 러시와, 그와는 반대로 가는 회사의 HR정책, 급여/보상 정책, 그리고 조직문화 정책을 바라보며

과거의 영광에만 젖어있는 경영진의 고리타분한 생각과 마인드가

한 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던 이 큰 회사를 서서히 옥죄고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더 이상 바보여서도 안된다.

같이 밤낮없이 주말을 반납하며, 나를 희생하고 내 월급봉투를 희생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다.

그만큼 우리 사회도 많이 발전했고, 성숙했다.

 

회사는 망해가고, 인재들은 외면하는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그냥 답답할 뿐.

그리고 나 역시

이를 바로잡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고 내 미래를 위해 여기를 탈출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준비할 뿐.

 

그냥, 과거의 영광에 취해 여기 남아있는 사람들의 인생이 불쌍할 뿐.